뫼비우스의 띠를 읽고 뫼비우스의 띠

뫼비우스의 띠
by. 조세희
이 소설은 조 세희의 연작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에 수록된 소설이다. 그 소설집의 이야기가 대체적으로 고성장 시대, 하층민들이 겪은 아픔과 고뇌를 폭로한 것이듯, 이 뫼비우스의 띠 역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수학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서 제시되는 액자소설식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의 주인공, 곱추와 앉은뱅이는 성치 않은 몸으로 인해 변변한 수입을 내지 못해 가족들과 판자촌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국가의 아파트 재개발 허가로 인해 그들은 자신들이 살던 터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다. 물론 현 거주자인 그들에게 입주권이 나오지만 가족들과 겨우겨우 끼니만을 이어가던 그들에게 입주금이 있을 리 없고, 결국 그들은 자신의 집에 전세 들어 살던 들에게 전세금을 내주고는 무일푼이 되어서 자신들의 터전을 떠난다. 결국 그들은 복수를 결심하고, 기름통까지 준비…(생략)

띠‘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에게 사회의 법은 앉은뱅이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간 부동산 업자나 재개발을 시작한 국가에게는 죄를 묻지 않고 살인과 방화, 절도를 저지른 앉은뱅이만을 처벌 할 것이라는 예상을 던져준다. 합법적 죄와 불법적 죄. 이 둘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독자들에게 현실에 대한 엄중한 판단력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판자촌 빈민들의 입주권을 싸게 사 다른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아 넘겨 번 빈민들의 피땀이 묻어있는 부동산업자의 가방 안에 들어있던 수많은 돈을 모두 가지고 도망쳐 가족과 함께 편안히 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 입주권 가격과 앉은뱅이가 알게된 입주권의 실세 가격의 차이만을 가지고 강냉이 기계를 살 생각을 하는 앉은뱅이의 순진한, 아니 바보 같다 말할 정도의 순박함이 독자에게 가슴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나마 편한 앉은뱅이의 제안을 거절하고 힘들고 어려운 약장사를 따라나서는 일을 한다고 하는 곱추에게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기다려도 자신의 노력으로써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하는 하층민의 순박성과 성실함, 또는 정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합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너무나 쉬운 방법으로 하층민의 피땀을 빨아들이며 사회의 기생충처럼 돈을 끌어들이는 부동산 업자와 잔인하고 비 인륜 적 행위를 하고도 약간의 돈만을 가지고서는 또 다시 강냉이 기계로 힘든 생활을 하려는 앉은뱅이, 부동산 업자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아무런 보상 없이 다시 자신만의 노력으로 살아가려는 곱추, 이 세 사람은 몇 십 년 전, 우리 사회의 하층민과 부유한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모순을 말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 우리의 사회가 더욱 나아진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