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마담 보바리
이 같은 소설이 쓰여진 시기가 오늘날과는 많이 다른 시대였기에 아직 여성들이 억압받던 시절이었고 자신의 감정과 사랑의 표현에 있어서도 조심스러워야했던 때를 살았었다. 그런 시절이었기에 이런 소설 속의 여성들이 보여주는 성에 대한 자유분방함은 금기에 대한 도전이 되기도 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여성해방운동에서도 미력이나마 보태었을 것이다.
이야기의 구조를 보면 정숙한 부인이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여러 정부를 두게되는데 결국 가산을 탕진하고 정부들로부터 버림 받는다는 스토리다. 이런 스토리는 요즘은 너무 흔해져버린 구조에 머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삼류 저급한 소재로 쓰인 소설이 세계문학에 포함 되어 있다는 건 미심쩍은 일이다.
문제는 이 소설의 간단한 스토리에 머물지 않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녹아있다는데 있다.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사회의 시선. 그리고 그 시…(생략)

묘사하고 특징적인 여성을 구성해낸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줄거리의 차이로 귀결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느 부분을 나타내는데 역점을 두느냐와 관련되는 것이다. 때문에 소설을 배경으로 한 ??마담 보봐리??는 실제 소설과는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영화가 소설의 내용에 충실하기 위해 ??나레이션??의 기법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소설과 다른 내용들을 전달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차이는 주제의식을 표현하는데 있어 영화가 구체적인 엠마의 ??몸??을 표현하기 때문인 듯 하다.
소설의 엠마는 몇 가지 의미에서 영화 속의 엠마의 사실성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플로베르가 낭만주의 사조를 비판하긴 했지만 낭만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당시의 사회가 사실적인 문학에 대해 그만큼 한계들을 설정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엠마는 현실에 부딪치면서도 결코 자신의 낭만주의적 성향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죽을 때 조차도 자신의 환상 속에서 자신의 죽음을 즐기고 있는 듯 하다. 또한 그녀의 욕망의 표현에 있어서도 반드시 자신의 성적 욕망을 낭만으로 포장하려는 노력이 존재하는 것도 그 때문인 듯 하다.
즉 몸을 지닌 엠마는 당연히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독자보다는 관객들이 그 욕망을 더욱 사실감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단순히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상이 지니는 장점들을 받아들이고 나면, 또한 소설의 문맥 속에 존재하는 다른 이야기들에도 귀를 귀울일 수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