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인생을 읽고 레디메이드 인생

레디메이드 인생
저자 : 채만식
출판사 : 하서
레디메이드 인생은 제목이 독특해서 읽게 되었는데 이 소설은 P가 자신이 놓인 그 세계를 부정하고 풍자하는 이야기이다.
인텔리계층 즉 지식을 가진 P는 아내와 이혼하고 9살 난 아들을 자신의 형네 집에 맡겨두고 혼자 서울로 올라온다.
하지만 일거리가 없어서 친분이 있던 신문사의 K란 사장을 찾아가지만 거절 당하고 K는 P에게 차라리 농촌으로 가서 농촌 사람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다.
하지만 P는 돈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신문사를 나간다.
P는 벌써 몇 달째 집세도 못 내고 살아가는데 어느 날 형에게서 아들을 P에게 돌려 보내겠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
낙담하고 있는 P를 위로해준다면서 친구인 M과 H는 P에게 P의 법률책을 팔자고 하고 망설이다가 결국 P는 법률책들을 팔아버리고 그 돈으로 친구들과 술집에 가서 술…(생략)

자존심을 차리고 이것저것 따져 묻는 P의 모습에서 물론 비굴하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P에게서 참 현실성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일제의 우민화 정책이란 것 때문에 이 시대의 지식인들은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그 지식인중의 하나인 P역시 자신이 인텔리인 것을 한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아들하나도 잘 돌볼 수 없는 P의 처지가 불쌍하기도 하고, 돈을 구걸하는 술집여자에게 자신의 전제산을 던져주고 나와버리는 P의 모습에서 얼마나 돈에 한이 맺혔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레디메이드 인생은 이런 어두웠던 시대에 대해 또 그 시대의 지식인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내용이었다.
채만식의 다른 소설 작품인 치숙이나 논 이야기도 레디메이드 인생과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 같은데 한번씩은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