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메이드 인생을 읽고 일반독후감 레디 메이드 인생

레디 메이드 인생
채만식(1920 - 1950)
호는 백릉. 전라북도 옥구 출생.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교를 영문과를 중퇴. 귀국 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를 역임. 1925년 단편 ‘세 길로’가 조선문단에 추천되면서 등단. 그 후 희곡 ‘사라지는 그림자’, 단편 ‘화물자동차’, ‘부촌’ 등 동반작가적 경향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비판적인 글에 대한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풍자라는 우회적 방법을 통해 부정적인 사회 현실을 작품에 담았다.
고등교육을 받고도 실업자 신세인 P는 안면이 있는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가 취직을 부탁한다. 그러자 K사장은 푹신한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으면서 거드름을 피운다. P가 부탁을 하자 K사장은 결원이 그렇게 나나 어데.... 그러고 간혹 가다가 결원이 난다 하더라도 유력한 후보자가 몇 십 명씩이나 밀려 있어서....“K사장은 일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면서 농촌 운동이나 하…(생략)

”결국 H는 허락하고 만다. 세 사름은 M의 법률책을 잡혀서 마련한 돈으로 술을 마신다.
이튿날 P는 아들이 올라온다는 전보를 받는다. 돈을 변통한 그는 풍로,냄비,양재기 등을 사서 가지고 오는 길에 인쇄소의 문선과장을 찾아간다. P는 아홉 살 난 자기 아이에게 월급은 필요 없으니 일만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다음날 P는 정거장에서 고향 사람과 함께 올라온 창선을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이튿날 창선은 인쇄소에 맡긴 P는 레디메이드 인생이 드디어 임자를 만나 팔렸다고 자조한다.

‘레디 메이드 인생’에서 작가는 무엇을 비판하고 있었을까. 일제의 문화 정책과 교육열로 인해 과잉 공급된 지식인들이 아무 쓸모없는 고등실업자로 전락해버린 당대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는 인텔리의 소외를 그리면서도 인텔리의 무능과 허위의식을 동시에 지적하고 있다.
주인공이 아홉 살 난 아들을 인쇄소 직공으로 취직시킨 행동은 무슨 의미였을까. 식민지 교육은 물론 인텔리 계층인 자신까지 부정하고 있는 P는 아들을 통해 정당한 노동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다만P는 스스로 변신하지 못하는 지식인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레디 메이드 인생’은 무엇을 상징하나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회의 요구에 따라 하나의 부속품처럼 사용되는 존재를 상징한다. 지식인들은 교육을 받고 사회의 나갈 준비를 갖췄지만 누군가에게 선택돼 팔려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레디메이드, 즉 기성품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작가는 일제라는 공장이 우민화를 위해 불필요한 기성품을 과잉 공급했음을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