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가쏘아올린작은 공을 읽고 난쏘공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1976년 <문학과 지성>에 발표된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의 연작 12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중편 소설이다. 1970년대 한국 소설이 거둔 중요한 결실로 평가되는 작품으로서 전혀 낙원이 아니고 행복도 없는 `낙원구 행복동`의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난장이` 일가(一家)의 삶을 통해 화려한 도시 재개발 뒤에 숨은 소시민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작가 조세희(趙世熙: 1942- )는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 및 경희대를 졸업했다.(황순원의 제자) 1965년 <경향 신문>에 `돛대 없는 장선`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 저변에는 포크너의 의식의 흐름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자기 시대와 사회를 보던 통찰력, 즉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사회 현상에 대해 느끼는 아픔 등이 은연중 반영되어 있다. 그는 근대화의 모순을 폭로하는 글을 많이 남겼다. 1979년 동인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조…(생략)

동 가족의 생계비』,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클라인씨의 병』,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 --이상 연작 구성 12편의 제목들) 가 있다.

난장이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영수?영호?영희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의 소외 계층이다. 실낱같은 기대감 속에서 천국을 꿈꾸지만 통장으로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철거 계고장을 받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야단법석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하게 끝나 버리고 그들의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행복동 주민들은 시(市)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약간을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동안 난장이 아버지가 채권 매매, 칼 갈기, 건물 유리 닦이, 수도 고치기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였으나, 어느 날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고 영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투기업자들의 농간으로 입주권의 값이 뛰어오르고 영수 네도 승용차를 타고 온 사나이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러나 명희 어머니에게 전세 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 투기업자에게 마취 당하여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투기업자가 자기에게 했듯이 그의 얼굴에 마취를 하고 가방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한다. 서류 신청을 마치고 가족을 찾으러 이웃에 살던 신애 아주머니를 찾아간다. 아버지가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했음을 알게 된 영희는 큰오빠인 영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 버려."

이 소설은 도시 빈민의 궁핍한 생활, 그리고 자본주의의 모순에 찬 구조 속에서 노동자의 현실적 패배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같은 제목의 연작 12편 중에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에 서 드러난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엄연한 현실적 문제이자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작자는 난쟁이로 대변되는 가난한 소외 계층과 공장 노동자의 삶의 모습, 그리고 70년대의 노동 환경을 폭로, 고발하고 있다. 작품 결말부의 영희의 절규는 더 이상 난쟁이로 남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 주고 있다.
이 작품은 도시 빈민의 궁핍과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에서, 특히 노동자의 현실 패배가 우리 사회의 어떤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되고 있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소외된 도시 근로자의 여러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이다. 즉, 생존에 필요한 최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열악한 작업 환경, 고용자로부터 강요되는 부당한 노동 행위, 노동 조합에의 탄압, 폭력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극한적 심리 상태, 그리고 가진 자들의 위선과 사치, 그들의 교묘한 억압 방법 등 산업 사회의 부정적 측면들이 제시되어 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점을 환기시키는 데만 호소력을 지닌 게 아니라, 문학만이 가능한 정서적인 면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현실 제시라는 반영적(反映的) 기능과 암시와 함축이라는 정서적(情緖的) 기능을 모두 만족시킨다. 다음과 같은 대목을 보자.
나는 햇살 속에서 꿈을 꾸었다. 영희가 팬지꽃 두 송이를 공장 폐수 속에 던져 넣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꽃을 던지는 영희의 행동이 영호의 꿈속에서인지 실제의 그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팬지꽃과 폐수`, `귀여운 소녀와 꽃을 버리는 행위`의 대조적인 이미지를 통해 강렬한 시적 호소력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난장이 일가로 대변되는 가난한 소외 계층과 공장 근로자들의 삶의 조건과 모습을 파헤침으로써 70년대 이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였던 우리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와 현재의 중첩(重疊), 환상적인 분위기의 조성, 시점의 잦은 이동 등의 기법적 새로움과 함께 서정적인 아름다움까지 보여 준다.

이 소설에 나오는 난장이는 열심히 일을 했고 법을 어기지도 않았고 기도도 올렸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지독한 가난이었다. 이런 그에게 어떤 젊은이가 말했다. 달나라로 가라고...결국 그는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을 한다. 그는 달나라로 간 것이다. 그 곳은 난장이가 소외 받지 않는 곳 일 것이다. 열심히 일한 자가 소외당하는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이 잘못된 세상을 바꾸어줄 사람은 누구일까? 어느 누구도 우리를 위하지 않는다. 우리가 나서서 세상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보면 영수는 노동운동을 한다. 영수는 자신의 권익을 위해 노력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말이다.
우리 모두는 한 인간으로서 똑같이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누구도 다른 누군가를 억압할 수 없다. 또,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물론 난장이에게도 말이다. 이 소설에서 난장이는 사랑이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그 사회는 행복한 사회일 것이다. 나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할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랑을 널리 퍼져 난장이도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올 것이다. 우리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