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회의록 금수회의록

금수회의록
`금수` 란 말을 사전적인 의미로 해석 해 본다면 `길짐승과 날짐승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 이다. 만약 단순히 이 문학 작품의 제목을 보고 내용을 추리한다면 여러동물들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한다는 내용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읽어본 후에 그제서야 이 소설에 숨겨진 작가의 진정한 진심이 뭔지를 겨우 눈치챌 수 있었다. 나는 문학 작품에 대한 진정한 주제를 알아내려면 그 작품이 쓰여진 시대의 상황과 작가의 일생을 먼저 배경 지식으로 알고 읽어야만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 또 한번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구조는 간단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운 소설인 것 같다.
서술자인 `나` 는 옛날과는 달리 악해진 인간의 모습을 한탄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이 들다가 정체모를 누군가에데 떠밀려서 `금수회의소` 라는 희안한 곳에 들어가게 된다. 들어가자 곧 회장이라는…(생략)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신령하다고 자랑하기는 하지만 사실은 제일 어리석고 더러우며 포악하다고 하면서 금수회의를 마친다. `나` 는 금수 회의소를 나오면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가 인간이라면서 인간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한다.
단순히 줄거리만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금수들이 인간의 추악한 점을 고발하는 내용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소설은 일제시대에 쓰인 신소설이었다. 내용을 유추해 본 결과, 인간 사회와 정치의 비리를 동물을 통해 비판하고 풍자한 우화소설이기 때문에, 아마도 소설 내에서의 추악한 인간은 일제를 비유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제 시대에는 일제를 비방하는 소설들은 무조건 가처분 한 것은 물론, 작자까지도 엄벌에 처해졌을 정도였기 때문에 일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동물들을 비유적으로 들어가면서 일제를 비판한 이 내용은 겉으로는 유연하게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일제의 만행을 엄숙하면서도 차갑게 꾸짖고 있다.
이 작품의 본질이 일제를 비판하는 데 근본을 두고 있다지만, 직접 막연한 인간들에게도 경고를 준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 금수들이 비판한 것 같이 우리 인간들의 대부분이 그러한 추악한 일들을 저지르고 있다. 얼마나 보다 못했으면 관계가 없는 금수들까지 우리를 꾸짖고 비판하는지,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대로 있다가는 보다못한 저들이 들고 일어나서 우리는 결국 이 지구 밖으로 쫓겨나갈 준비에나 착수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