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을 읽고나서 꽃들에게 희망을

꽃들에게 희망을
그저 독후감을 쓰려고 단순한 동화책 펴듯 책을 읽어 내려갔던 나이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한 애벌레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애벌레의 모습이 마치 나와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 뜨끔하기도 했다.
줄무늬 애벌레는 알에서 깨어나 먹기만 하며 크게 자랐다. 어느 날은 먹는 일을 중단하고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애벌레로 이루어진 기둥을 발견했다. 줄무늬 애벌레는 그 위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니까 아무런 확신도 없이 올라갔다.
그리고 올라가는 과정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 주위에 있는 애벌레는 모두 적이요, 경쟁자였다. 단지 올라가기 위한 발판만이 되어 있었고, 나를 끌어당기고 잡아당기는 일종의 장애물이었다. 위협적이고 대화란 없었다. 그저 기둥 꼭대기에 올라가기…(생략)

른 사람이 내 성공을 빼앗을 거라는 두려움에 치닫게 된다.
맹목적인 성공이 과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일까?
아닐 것이다. 비록 경쟁을 해서 성공을 했다는 자부심과 포만감이 들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경쟁의 기둥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남들이 올라가니까 따라 올라갔던 줄무늬 애벌레. 나는 그에게 동질적인 면을 느낀다.
줄무늬 애벌레는 중간에서 노란 애벌레는 만나게 된다. 그리고는 서로 사랑을 하며 내려오게 된다. 줄무늬 애벌레는 다시 치열한 기둥 속으로 사라지지만, 노란 애벌레는 고치를 만나서 결국에는 나비가 된다. 그리고 나서 기꺼이 꽃들에게 씨앗을 나누어준다.
노란 애벌레는 나비가 된다면 기꺼이 애벌레의 상태를 포기할 수 있을 만큼 나비를 원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이런 노란 애벌레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줄무늬 애벌레처럼 무조건 기둥으로 올라갈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또 그것을 위해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히 이겨낸 노란 애벌레가 이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단지 치열하고 서로를 흘겨보는 것보다는 아무런 가치 없는 성공을 위한 치열함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참다운 가치를 찾아내고 또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씨앗을 그리고 희생을 뿌려줄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고 또 나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희망적인 것이고 또 행복한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이 있어도 곁에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불행한 것이고, 아무리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아도 곁에서 함께 보고 즐길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불행한 것이다.
먼저 사람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곁에서 아직까지도 나를 노려보고 있는 사람에게 우정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줄무늬 애벌레는 아닌지. 지금의 현실세계를 좀더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이 책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가 맹목적인 성공을 위하는지 아니면 곁에 있는 다른 애벌레와 꼭대기에까지 오르는 힘든 경쟁과정을 서로 격려하면서 가는지 또 내가 바라는 성공은 나에게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