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로부터의 해방 땅콩 껍질 속의 아이들

땅콩 껍질 속의 아이들
-껍질로부터의 해방-
주인공 ‘양한라’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그는 초등학교 생활 6년간 단 한번도 1등 자리를 빼앗긴 일이 없는 마을의 천재소년이다. 어느 날 한라는 아버지로부터 ‘일류장학회’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곳은 입학시험을 통해 전국에서 오직 20명만을 선발하여 최상의 교육을 무료로 시켜주는, 그야말로 일류들만의 학교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해보겠다고 말하지만 계속된 공부에 한라는 차츰 지쳐간다. 그러나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고생 끝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일류장학회의 학생이 된다.
진짜 고통은 바로 그대부터였다. 일류라는 이름 아래 친구를 잃고 건강을 잃어가며 1등을 차지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날 즈음 한라의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생략)

러움도, 행복도 찾을 수 없다. 자신의 의지로서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에는 무의미만이 남을 뿐이다.
한라의 실력은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거부했다.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삶을 동경했기 때문에, 그리고 고향을 사랑했기 때문에 한라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출세의 길을 포기하고 제주도를 택했던 것이다. 나는 그러한 한라가 정말 자랑스럽다.
왜 사람들은 그것을 모를까? 의지가 들어있지 않은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때 그 삶이 가장 가치 있다는 것을 시키는 대로만 해서 성공하는 것은 헛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만약 모든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다면 자녀들은 한결 밝고 희망찬 세상 속에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풀어주면 엉망이 되어버리는 아이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현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꿈나무들까지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어둡고 답답한 땅콩껍질 속을 탈출하고 싶어한다. 우리들이 그 껍질을 깨뜨려주고 새장 문을 활짝 열어줄 때 비로소 아이들은 그들만의 힘을 발휘하여 그들만의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