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배따라기를 읽고 배따라기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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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책제목 : 배따라기
작가 : 김동인
출판사 : 글방문고
독후감본문 :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
아픈 과거를 가지고 헤어졌던 두 형제가 한참이나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다시 만나 담담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의 이 아우의 말 한마디가,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 듯 했다. 비단 이 소설속의 형과 아우만의 이야기에 국한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껴졌다. 끝모르게 펼쳐진 바다를 떠돌며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아니, 살아가게 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책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내내 기억속에 생생히 떠돌던 한 마디가, 바로 저 대사였다. 잔인한 운명속에 인간은 얼마나 무력해지는가...
우리는 사람과 만나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속에서 사소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흔하게 일…(생략)

독자에게는 슬픔으로 느껴져왔다. 왜냐하면 그가 드러내지 않은 깊은 사랑을, 아내를 위해 거울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설레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아우는 울부짖으며 쥐를 잡으려다 그리되었다고, 오해라고 매달리지만, 그는 끝까지 그들을 외면. 매몰차게 집밖으로 쫒아버리고말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날이 바뀌면서 정말 <쥐>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그는 다시금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후회하면서 아내가 돌아올 것을 믿어의심치 않고 기다리지만.... 아내는 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의 장래 후, 아우또한 그 마을을 떠나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쓸쓸함과 안타까움이 절실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결국 자신이 아내를 죽이고 아우를 몰아내버렸다는 죄의식과 자책감. 하지만 그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우 또한 아꼈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런 전개까지는 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소중한 그들이었기에 용서할 수 없는 증오와 분노를 느꼈던 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운명의 장난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속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 그곳에 있었다.
10년이 지난 후에 <우연>이라는 운명으로 다시 만난 두 형제. 바로 그곳에서 아우는 말한다.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 소름돋는 찡-함이었다. 처음에는 이 대사에서 단지 아우의 체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시 읽었을 때는 아우의 <형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고.
그토록 오랜시간을 자책하고 괴로워하며 망망한 바다를 떠돌던 형의 마음은 그 말을 듣고 어떠했을까.
액자구성에 의한 특이한 전개, 담담하면서도 역동적인 글의 분위기와, 묘사된 배경의 그 아름다움. 그리고 아우가 다시 종적을 감추고 사라져버린다는, 인상깊을 정도로 여운이 남는 결말부분 까지. 비극적이고 슬픈 이야기를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