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감자 독후감 문학독후감 감자 독후감

김동인 단편소설 ‘감자’를 읽고.
김동인의 감자는 단편소설중의 단편소설이다.A4용지 한 장 반이면 가득차는 이 소설은 여태껏 내가 읽은 소설중에 가장 짧았다.그러나 읽고나서의 충격과 여운은 여느 장편소설 못지 않았다.이야기가 짧은 만큼 줄거리 역시 간단했다.엄격한 규율에서 자라던 복녀가 농민계층으로,거기서 또 빈민계층으로 떨어지면서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끝없이 타락하다가 결국엔 마찬가지로 타락한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내용이다.순식간에 타락해버리는 복녀의 모습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그것도 복녀가 엄격한 규율의 선비집안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는 점은 더욱 충격을 주었다.그래도 그나마 어린시절을 도덕적 가정에서 자라난덕에 초기의 복녀는 쉬이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80원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려가고 나서 게을러터진 남편을 데리고 어떻게든 살아보려 막벌이를 하고,행랑살이를 하던 복녀는 아무리 …(생략)

락한 것으로 보여지겠지만,복녀는 다년간의 주위환경에 의해 저도모르게 서서히 타락되어짐을 당해가고 있었던것같다.나는 이 소설의 제목이 ‘감자’인 이유도 바로 이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순전한 나의 소견이지만 왕서방네 밭에 ‘감자’를 훔치러 갈 수 밖에 없었던 복녀의 처지와 왕서방에게 몸을 팔게되는,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완전히 타락되기 시작하는 시발점이라는 중의적 의미인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아무튼 자신도 모르게 그 환경에 동화되고,적응되며,그로인해 자신의 내면의식조차 서서히 바뀌어가는것.이것이야말로 사람에게 있어 정말로 무서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사실 얼마전 학교에서 ‘인간의 삶에 있어 개인의노력과 사회적환경 둘 중에 어느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토론을 했을때,나는 개인의 노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에 서서 열띤 토론을 벌였었다.거대한 사회 역시 작은 개인이 모여 이룩하는것이다,그러니 개인의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감자’를 통해 김동인 작가는 그런 나의 사상을 무참히 무너뜨렸다.복녀가 처한 사회는 도저히 개인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다.타락해버린 사회에서 타락한 사람이 나며,그 타락한 사람에 의해 사회는 더욱 타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이런 사상을 작가에게 심어준 사회는 실제로 존재했다.김동인 작가가 이 작품을 쓴 시대는 1925년,바로 일제강점기 당시였다.김동인은 훌륭한 소설가인 동시에 친일행위를 했던 사람으로 유명한데,이 소설에서 피력하고 있는 사상인 ‘환경결정론’이 그의 친일행위에 영향을 준것인지,그가 친일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주위환경이 환경결정론을 낳게한 것인지 궁금하다.아무튼 이런(개인의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사회는 이 작품의 시대적배경에도 나타나있었고,현대사회인 지금에도 존재하고 있다.우리는 이 작품을 읽고 ‘아,인간은 환경에 지배당하는 나약한 존재구나’하고 그의 사상을 따를것만이 아니라 어떻게든 환경에 항거하고 윤리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