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읽고

감자
사농공상의 제 2위인 농민에 속했던 복녀는 가난한 집안으로 인해 돈에 팔려 나이 많은 홀아비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시집을 잘못 가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사농공상 2위의 농민에서 빈민으로 추락하게 되었다. 지독하게 게으른 남편으로 인해 농사지을 땅을 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었고, 도시로 나와 노동자, 행랑살이를 전전하던 그들은 결국 칠성문 밖 빈민굴로 가게 되고, 양반의 뒤끝 의 가풍으로 엄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던 복녀는 점차 빈민굴에서 빈민 화 되어갔다. 다른 사람들처럼 구걸을 하던 그녀는 빈민 구제사업의 송충이 잡기에서 감독에게 매춘을 하면서 일 안하고도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더 점잖은 삼 박자 같이 좋은 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바뀐 복녀의 성격은 점차 그에 익숙해져가고, 그의 남편은 그게 좋은 일이라는 듯이 방에 누워 벙싯 벙싯 웃고만 있다. 복…(생략)

비극적 이야기를 더 증폭시킨다. 환경에 의해 성격이 뒤바뀌고 비극적 인생을 걸어야만 했던 복녀, 그런 복녀들이 식민지하 현실에서 빈민으로, 가난한 양민으로 우글거리는 세태를 보면서 작가는 무엇을 바라보고 이 소설을 썼을까. 너무나 극적으로 환경에 굴복해 비극적으로 추락하는 인물들로 인해 혹평이 많지만, 그만큼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고, 그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리얼리즘으로 담담히 표현한 그의 작품은 그 때의 세태를 이해하기에 아무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그 세태를 읽어 내려가는 것에서 벗어나 고전적인 의미로 보면 그러한 현실에 굴복해 그러한 비극을 걸어나가는 것보다 현실을 이겨내고 자신의 행복을 찾는 그러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 결말을 읽으며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을 만들어 내지 않을 때가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