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음악`을 읽고 우연의 음악

"그것은 마치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바람에 부러진 잔가지가 별안간 발치에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마구잡이식의 우발적인 만남이었다." 책 中 나쉬와 포지의 이야기. 아니, 나쉬가 포지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러다가 죽음으로까지 가게 된다는 이야기.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정말 맛깔스럽고 놀라웠다. 스피드 있는 전개와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로 읽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익숙하지 않는 이름, 낯선 지명들... 그래서 국외 소설을 읽을 때면 속도감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이기에 그들의 환경을 이해하여 하며 더우기 인기 있는 작가의 소설일 경우 웬지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은 책 읽는 속도를 현저히 떨어트리곤 한다. 하지만 폴 오스터의 소설만큼은 예외이다. 고개를 주악거리며 흥미 진진한 눈으로 그의 소설을 읽게 된다. 폴 오스터의 작품을 3편을…(생략)

방치됨 안에 확연히 드러나는 열정이 가득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전작들에 비해 소설의 강도가 좀더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약간은 섬��하게 하는 스릴러나 공포물을 연상하게 하는 기법이 돋보이고 또한 마지막의 결말은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속 시원한 이중적인 모습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글을 쓰는 작가 폴 오스터가 그러한 것처럼... 그래서 나는 폴 오스터의 소설이 너무 좋다. 우연의 음악은 제목 그대로 우연들이 조합된 이야기이지만 그 답은 단순한 합을 능가한다. 마치 한 박을 여러 개로 쪼개기도 하고 늘이기도 한 것이지만 그게 음악으로 아름답게 들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