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헨리단편선을 읽은 후 O헨리단편

- 도서명 : O.헨리 단편선
- 저자 : O.헨리
- 역자 : 이가형
- 출판사 : 하서출판사
- 페이지수 : 294
언젠가 더위와 모기떼의 공격에 못 이겨 새벽에 잠이 깬 적이 있다.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질 않아 티비라도 볼까 했지만 가족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터라 티비를 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책이라도 읽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집에 책이 별로 없을 뿐더러 있는 책마저 모두 한 번씩은 읽어본 까닭에 딱히 앍고 싶은 책이 없었다.
그 때 ,학교에서 방학 전에 받은 ??o.헨리 단편선??이 생각났고, 나는 할 수 없이 나는 이 책을 집어들었다. 새벽은 참 고요하고 차분하다. 이 세상에 ??새벽??같은 도서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여느 때보다 쉽게 그리고 깊이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책의 처음 이야기는 ??마지막 잎새??였다. 제목만큼은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유명하디 유명한 소설 .솔직…(생략)

을 잃었고, 의지를 잃었다. 자기 자신을 믿지 않았고, 의지를 잃었기 때문에 그녀는 병마를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는 한 나이 많은 화가 덕분에 살고 싶다는 의지를 되찾게 되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의 관심이 그녀의 의지마저 불어 일으킨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녀의 병을 꼭 낫게 하겠다는 화가의 의지가 그녀에게까지 전해졌는지도 모르지. 어쨌든 그 화가의 생애 마지막 작품 마지막 잎새는 한 소녀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잘 ??손질된 램프??. 성경에서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지겹도록 듣는 말이 ??제때 ,제때 준비해라.?? ??학교 갈 준비 아직 안 하니??? ??밥 먹을 준비해라.?? 같은 말들이다. ??준비?? 미리 갖춘다는 말이다. 미리 갖춤으로써 뒷일이 수월해지고 , 뒷일이 수월해짐으로써 그 나머지 일이 수월해 진다. 생각해보면 ??준비란 뒷일까지 감당해 내는 참 대단한 녀석 같다.
세 번째 이야기는 ?? 자동차가 기다리는 동안 ?? 한 수수한 여인은 자신에게 반해 말을 걸어온 남자에게 자신은 부유하지만, 이제는 화류계의 생활에 지쳐 이렇게 수수한 차림으로 잠시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녀에게 자신은 저기 보이는 술집의 회계 담당이며 ,지금 근무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한다. 얼마 후 여인은 파티에 갈 시간이 되었다며 기사가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차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는 자신도 근무 시간이 다 되었다며 이제 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서로 헤어진 그들이 향하는 곳은 그들의 말과는 다르다. 수수한 옷차림의 여인은 주위를 살피다가 술집으로 들어가 계산대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여인의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길거리에 세워두었던 자신의 차에 타며 앞자리의 기사에게 말한다. ??파티장으로??
우리는 때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이 보잘것없고, 부끄러울 때 사람들은 더욱더 거짓말을 한다. 이야기 속의 여인이 그랬다. 그녀는 보잘것없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해,??거짓??이라는 베일로 자신을 가렸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하고 비싼 베일을 쓰더라도 베일 속의 모습은 더 초라해질 것이다.
??거짓말??이란 분명 언제, 어디서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선의의 거짓말도 때로는 필요하고 ,악의의 거짓말도, 결과가 좋은 악의의 거짓말도 결국에는 거짓말도 결국에는 거짓말이고, 거짓말은 자신을 내뱉은 사람을 점점 더 초라하게 만든다.
그런 거짓말이기에, 나는 이야기 속의 여인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녀가 어리석었는지 , 아니면 그리도 절실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내가 그녀였다면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거란 사실이다. 나는 거짓이라는 베일을 쓰고 나를 가리는 대신 ,당당하게 내 본 모습을 보여줄 줄 아는 현명한 여인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여태까지 책이 ??수면제??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잠이 깬 새벽부터, 식구들이 잠이 깬 아침까지 읽으며 , 밤을 새고 말았다. 잠이 오질 않아 마감뉴스가 끝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까지 티비를 보고 나면 공허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아니다. 밤을 새고 보더라도 , 이틀 밤을 새더라도 ,책은 우리에게 결코 공허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책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게 가장 빨리 보내는 방법은 ??독서??뿐이라는 사실을 .
- 감동적인 부분
??저 마지막 잎새가 어떤 힘 때문에 지금도 저기에 맘아 있는 건 내가 얼마나 죄가 많은 가를 나한테 가르쳐 주려고 그런 거야. 죽으려고 하는 건 죄악이야?? - 본문中 <마지막 잎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