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과학독후감

영화와 과학이라...흠....내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하자 이렇게 말한 친구가 있었다.
"일일이 과학 따지면서 영화 보면 재밌냐?"
그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보고싶었던 그 기대감이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첫 장을 펼쳤다. 대체로 글을 빨리 읽어내는 나는 몇 분 후 혼자 키득거리고 있었다.
“하하하, 아주 재밌다!”였다.
그러면 1997년,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페이스 오프>를 과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작가 정재승님의 글을 인용해보자. 이 영화의 문제점은 피부이식을 한다해도 얼굴이 바뀌진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정재승님 왈
"얼굴이 바뀌진 않는다 쳐도, 얼굴 피부를 이식하는 것은 가능할까? 물론 이것도 불가능하다. 피부를 이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의술의 하나다. 잘 알다시피 자신의 엉덩이 피부를 코에 이식하는 것과 같은 `자가이식`은 성형수술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단, 울다가 웃으…(생략)

인사들을 살해하는 현장을 추 적 하기 위해 건물에 잠입한다. 그런데 여기서 강제규 감독은 아주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 다. 유중원 일행들은 야시경을 쓰고 어두운 건물을 수색하다가 전등을 비추는 장면을 연출 한다. 하지만, 버뜨, 실제 상황이라면 한석규는 `광전효과` 때문에 눈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 게될 것이다.”
우선 여기까지 얘기하면 처음에 언급한 내 친구와 같이 분명 누군가는 이 책에 반발심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다 따지고 영화 보면 머리 아프지 않나? "라고 말이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누군가 어쩌다 야시경을 구입했는데, 순간, 영화 <쉬리>의 멋진 한석규가 생각난 그 사람은 어두운 자기 방에서 야시경을 쓰고 장난감 총을 들고 방 수색을 하다가 갑자기 전등을 켠다. "윽～" 상상만 해도 큰일날 일이다. 영화는 재밌게 봤고 야시경도 어쩌다 구입했지만 과학적 상식이 없었던 그 사람은 그만 눈을 심하게 다치고 만 것이다. 만약 소수의 과학을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못된 과학상식을 갖게 된다면 극단적이 예였지만 위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과학의 발전으로 많은 편이와 풍요를 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상식은 너무 없다. 주식 덕분에 경제는 일반인들의 필수과목이 되었지만 과학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리는 선택과목인 것이다.
글쓴이 정재승님도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좀더 친근하게 과학에 다가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한다. 책 전체가 많은 영화 장면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읽기에도 아주 쉽고 흥미로웠다. 이 책은 `꼬투리 잡기`에만 몰두하지는 않는다. 갖가지 영화적 사례를 들며 우주여행의 실상을 설명하기도 하고, 최면과 전생을 다루면서 기억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파고들기도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는 과학의 문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면(어느샌가 몸서리 쳐지던 과학이 재밌는 과학으로 변했다), 당장 집 주변 서점으로 달려가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책제목에서처럼 극장에 가서조차 과학을 읽을 수밖에 없는 물리학자의 영화보기가 과연 축복일 수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