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 짜장면 을 읽고

1. 그동안 이 책을 안 읽은 이유

대여점에 갈 때마다 보였지만
다른 책보다 좀 얇다는 그 이유로
같은 값으로 더 굵은 책을 읽어서
" 본전을 뽑아야지 " 하는
오른쪽 엄지 손가락의 단순 무식함 때문에...

2. 갑자기 이 책을 읽은 이유

늘 사슴벌레 얘기만 하던,
방명록 기원 친구가 여섯 번을 읽었다는데,
요즘 선생님께 잘 보일려고 책 얘기만 하던 내가
( 이 부분 상당히 신경 쓰이지만 스릴을 느낌..? )
어찌 이 책을 읽지 않고 독서를 논하랴 싶은
왼쪽 뇌의 단순 무식함과
오른쪽 뇌의 할 일 없는 자존심이 충돌해서...

3. 평소 안도현 시인에 대한 생각

분명히 아주 잘 쓴 시도 있지만
나도 죽을 각오로 쓰면
그렇게 쓸 수 있다는
오만 불손한 동료 의식..

4. 제목이 짜장면인 것을 보고

짜…(생략)

5. 제일 인상적인 장면

6. 책을 덮고 나서 느낀점

7.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

8. 10대들과 전쟁을 치르는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

9. 완료키를 누르기 전의 심정

10. 인생이란?

아침 밥 할 시간에 컴퓨터에 앉아 독후감 쓰고밥 먹은 것보다 더 배부른 걸 느끼는 눈꼽 낀 얼굴

운 현실 혹은
우리 민족의 고정관념 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6. 책을 덮고 나서 느낀점
이 책을 읽는 동안
주차하기 힘든 소나타 쓰리가 아닌
토요일 오후에 접이식 자건거를 타듯
가볍고 상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열 일곱살로 돌아간 듯 하면서도
열 일곱살인 세대들을 더 이해할 것 같은 느낌이랑
짜장면 배달부를 봐도
노랑머리 10대들을 봐도
너그럽게, 아니 사랑스럽게 바라봐야지...
하는 10대 사랑법을 느꼈다고나 할까.그런 10대들을 가르치며
가끔 골치 아파 하는 우리 서방님께 이 책을 권합니다.
7.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
나도 언젠가 이런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충동에
얼마씩 받고 팔아야 하나 하고 표지를 봤더니 칠천원이네요.
나는 삼천원씩 받으면서 더 많이 팔리게 할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누군가 나처럼
책의 두께로 본전을 생각한다고 상상하면 끔찍해서요.
다른 말로 자신 없다는 말도 되겠지만 암튼,
저에게 한 사발의 김칫국을 주셨습니다.
8. 10대들과 전쟁을 치르는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
선생님들의 환갑 잔치에 찾아올 확률이 높은 아이는
지금의 검은 머리보다 노랑 머리일 확률이 높습니다.
검은 머리들은 자기가 똑똑해서 출세했다고 믿을 것이고
노랑 머리들은 선생님 덕분에 자기가 사람 됐다고 믿을 테니깐요.
우리 형부도 보나마나 요즘으로 말하자면 노랑머리에 속하셨을텐데
( 형부는 컴맹이라 안심이지만, 언니가 이거 볼텐데..언니, 미안..?)
마흔 나이에 중학교 은사님 환갑잔치에 엔터프라이즈를 끌고 갔으니깐요.
다른 손님보다 제자가 많이 찾아오는 뿌듯한 환갑 잔치를 위해
오늘도 골치 아픈 노랑 머리들에게 사랑을 듬뿍 듬뿍 주시길 바랍니다.
9. 완료키를 누르기 전의 심정
늘 그렇듯 후환이 두렵다.
잘난척 한 거 같은 뭐 그런 심정, 혹은 엽기적인 독후감이 된 거 같은 그런 심정.
그래도 이것만이 나의 살 길이다..
상투성이 예술의 적이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10. 인생이란?
아침 밥 할 시간에 컴퓨터에 앉아 독후감 쓰고밥 먹은 것보다 더 배부른 걸 느끼는 눈꼽 낀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