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E=mc2 을 읽고나서 E=mc2

아인슈타인은 20세기의 화두였고, 21세기가 된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저 위대한 천재라는 표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의 극적인 삶과 이 몰고온 세계사의 변혁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아인슈타인이 아닌, 공식 의 전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 가운데 하나인 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처럼, 탄생?유년기?성장기로 나누어 쉽고 재미있게 기술하고 있다. 즉, 공식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기호가 탄생하기까지의 역사, 아인슈타인에 의해 그 공식이 완결되는 과정, 그리고 이 공식의 적용범위 및 그 대상들에 관해서...
책의 소개에서 작가가 말했듯이, 이 책은 수많은 아인슈타인 전기의 하나가 아니라, 공식에 대한 전기이다. E = m c^2, 5개의 기호로 조합된 어찌보면 단순한 공식이 탄생하기까지, 인정받기까지 공헌했던 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담겨있어 제목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딱딱함은…(생략)

펴보면, 빛의 속도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가고 있는 우주선의 조종사는 속력을 조금만 더 내면 빛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빛의 속도를 넘어서게 되면 초과 주입된 에너지가 질량으로 압축되어, 질량이 증가하게 되므로 c보다 더 빨리 갈 수는 없다. 빛은 전기와 자기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전환할 수 있어서, 상한 속도가 된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1부에서 탄생, 2부에서는 E = m c^2 의 조상들, 3부는 초창기, 4부는 성장기, 5부는 장년기에 해당하는 시간의 끝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공식의 `탄생`에서는 고등학교 중퇴자로, 대학에 가서도 교수에게 미움을 사서 간신히 특허국 직원이 된 아인슈타인의 20대를 그리고 있다. 대학동기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시간 나는 대로 메모를 했던 그는, E = m c^2 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다음에 나오는 `E = m c^2 의 조상들`에서는 E, =, m, c, ^2. 수식을 구성하고 있는 이 하나하나의 기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E"에서는 에너지 개념 도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마이클 패러데이가 등장한다.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해서 다른 과학도들에게서 푸대접을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직선으로만 힘이 작용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패러데이는 자석주위에 소용돌이 곡선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자기는 전기로, 전기는 자기로 전환된다는 것을 알아내어 에너지의 개념을 탄생시키게 된다. `물리는 하느님의 학문`이라는 말이 연상되는, 신이 우주를 창조할 때 에너지를 불어넣고 그 에너지는 결코 변하지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다는 구절에서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잘 설명해 놓고 있다. "="에서는 16세기 영국의 교재 집필가 레코드가 만든 `=`이 `//, [:` 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m"에서는 질량보존의 법칙을 발견한 라부아지에가 나오는데, 그 법칙은 그의 정밀한 질량 측정과 화학 분석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c`에서는 랜턴을 이용하여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 했던 갈릴레오와, 카시니에게 도전장을 내민 뢰머가 나온다. 결국 뢰머는 목성에서의 빛의 이동에서 빛의 속도를 측정하게 된다. "^2"에서는 백작부인 에밀리 뒤 사틀레가 mv와 중 가 에너지에 비례함을 밝혀낸 이야기가 나온다. 3부 `초창기`에 등장하는 마리 퀴리는 라듐 연구를 통해 그 금속의 질량이 줄어들면서 방사선을 방출할 때, 에 적용되어 질량이 에너지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은 에너지를 내뱉고 안정적 상태로 가려는 속성을 지니는데 중성자를 이용해 우라늄을 깨뜨리면 우라늄은 두가지 물질로 바뀌면서 작은 에너지를 내놓게 된다. 중성자를 발견한 채드윅이 풀지 못한 원자 속 중성자 침투는 페르미가 해결하게 된다. 독일의 여류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조카인 프리시와 함께, 우라늄 속으로 중성자를 투입하면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우라늄 핵은 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 때문에 원자폭탄의 개발은 가능하게 되었다. 4부 `성장기`로 가면 독일과 연합군의 원자폭탄 제조 경쟁을 볼 수 있다. 독일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주도하고, 미국은 오펜 하이머가 이끄는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로 이에 맞선다. 독일이 먼저 개발을 시작했지만, 원자폭탄 제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연합군의 노르웨이 중수공장 폭파 작전이 성공하여 미국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E = m c^2 이란 공식을 교과서를 통해 배웠었다면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뒷이야기와 함께 공식의 일생을 살펴보니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로서는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는 과학자들의 발견, 발명이 작은 것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끝까지 생각하는 것, 다른 일상적인 것에 적용해 보았던 것, 항상 메모지와 필기구를 가지고 다녔던 습관에서 나온 것임을 알았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물리학도 흥미있는 학문으로 느껴졌다. 또 과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이름도 이제는 친숙한 눈길로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여러모로 유익함을 주는 책이었다.